2026년 6월 13일 토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월드컵 조별리그 카타르 대 스위스 경기가 열린 경기장 외벽에는 거대한 흰 천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은 평범한 사각형이 아니었습니다. 1967년부터 쓰여 온 리바이스의 박쥐 날개 로고 윤곽을 그대로 따라 잘려 있었습니다. 이름은 사라졌는데 누구나 어느 브랜드인지 알아봤습니다.
한눈에 보기
- 무슨 일이었나 – 2026년 6월 13일 미국 산타클라라 경기장 외벽에 리바이스 로고 윤곽대로 잘린 흰 천이 걸렸습니다.
- 배경 – FIFA 클린 사이트 규정으로 공식 스폰서가 아닌 브랜드의 이름과 로고를 경기장에 둘 수 없었습니다.
- 핵심 시사점 – 규제를 소재로 삼아 모바일 빌보드와 소셜을 한 농담으로 묶었습니다. 10억 회 이상 노출 보도는 집계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사라진 열여섯 개 경기장
FIFA는 대회 기간 경기장을 '클린 사이트'로 운영합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의 이름과 로고를 경기장에 둘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FIFA가 밝힌 이유는 자사 브랜드와 스폰서의 독점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Vice에 따르면 북중미 열여섯 개 경기장은 모두 상업 브랜드 표기를 지웠고 대부분 이름도 바꿨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애틀랜타 스타디움' 질레트 스타디움은 '보스턴 스타디움'이 됐습니다.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San Francisco Bay Area Stadium'이라는 임시 이름으로 여섯 경기를 치렀습니다.
리바이스는 이 경기장의 명명권을 가진 이름 주인이었지만 월드컵 스폰서는 아니었습니다. 이름을 내준 것이 아니라 대회 기간 빌려 쓰는 쪽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가린 것을 가렸다고 말했습니다
리바이스의 선택은 규정에 맞서지 않고 규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첫 경기가 열린 날 인스타그램에 가려진 로고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Welcoming the world to the beautiful [redacted] stadium!
여기에 바이럴 TikTok 사운드를 얹었고 소셜 미디어 프로필 사진도 가려진 로고 모양으로 바꿨습니다. MediaPost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전 세계 매장으로도 번졌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모바일 빌보드가 등장했습니다. Vice 보도에 따르면 가려진 로고 옆에 'NOTHING TO SEE HERE'라는 문구를 넣고 해시태그 #DefinitelyNotLevis를 붙였습니다. 가려진 로고를 넣은 티셔츠도 한정 판매했습니다.
숫자와 반응
7월 9일 MediaPost는 이 흰 천 캠페인이 10억 회 이상 노출을 만들었고 리바이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소셜 캠페인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집계했는지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미셸 가스 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케팅팀이 기회를 보고 빠르게 움직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분기 매출은 8% 늘었지만 이 캠페인의 기여도는 밝혀진 바 없습니다.
앰부시 마케팅 논란도 있었습니다. 리바이스는 공식 스폰서가 아니면서 대회가 만든 관심에 올라탔기 때문입니다. 반면 리바이스는 FIFA 규정을 어기지 않고 지켰고 오히려 규정 자체를 소재로 삼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인즈와 질레트도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해 '가려진 브랜드'가 하나의 장르가 됐습니다. 한 가지 짚을 점은 이런 접근이 이미 로고 모양만으로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에게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인사이트 찾아보기
- 규제는 매체 제약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브리프다 – 로고를 쓸 수 없다는 조건이 오히려 가장 강한 아이디어를 만들었습니다. 집행 제한이 있는 구역에서도 제약 자체를 소재로 삼으면 노출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이름이 없어도 남는 형태 자산 – 박쥐 날개 윤곽은 글자 없이도 브랜드를 알려 줬습니다. 옥외광고에서 로고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멀리서도 읽히는 고유한 형태입니다.
- 현장 매체와 소셜을 한 줄로 묶었다 – 경기장 현장과 모바일 빌보드와 매장과 프로필 사진이 같은 농담을 반복했습니다. 오프라인 노출이 영상 소재가 되는 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했습니다.
- 타이밍이 매체였다 – 첫 경기 당일 올린 게시물이 화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슈가 식기 전에 움직이는 속도가 곧 집행력입니다.
한국에서 적용한다면 대형 스포츠 행사나 공연장 주변처럼 스폰서 독점 구역이 있는 곳에서도 구역 밖 지하철 전광판이나 버스쉘터와 옥상 현수막으로 제약을 소재 삼은 크리에이티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도 앰부시 마케팅은 행사 주최 측의 권리 보호 규정과 충돌할 수 있어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코엑스처럼 대형 행사가 열리는 구역 주변이라면 삼성역 옥외광고 전광판을 구역 밖 노출 후보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볼 점
- 규제나 제약 때문에 못 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을 소재로 쓸 수 있을까?
- 옥외 한 장면과 모바일과 SNS가 같은 농담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 공식 스폰서가 아닌 브랜드가 지켜야 할 선은 어디까지일까?
참고 자료
- Vice · How FIFA Forced World Cup Stadiums to Hide Their Names (and Accidentally Created Viral Ad Campaigns)
- NBC Washington · How Levi's is embracing FIFA's World Cup stadium branding rule
- MediaPost · Marketing Daily: World Cup Stunt Gives Levi's More Than 1B Impressions
이런 옥외광고가 궁금하다면
희망 지역과 기간과 예산만 알려 주시면 OOHWA가 맞는 매체를 비교해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