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9일 월요일 오전 8시 38분 하네다 공항. 보잉 767-300ER 한 대가 나가사키를 향해 이륙했습니다. 기체 번호 JA609A. 동체에는 치이카와와 하치와레와 우사기를 비롯한 여덟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고 좌측에는 봄과 여름의 클로버와 네모필라가 우측에는 가을과 겨울의 단풍과 눈이 있었습니다. 어딘가 한 곳에는 네잎클로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270석은 만석이었고 나가사키 공항 전망데크에는 팬 400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한 대가 광고판이 됐습니다
ANA는 캐릭터 기체의 원조에 가깝습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켓몬 제트를 열 대 넘게 띄웠고 2015년부터 2026년 3월까지 스타워즈 제트를 운항했으며 2022년에는 '귀멸의 칼날' 제트를 날렸습니다. 치이카와 제트는 그 계보의 최신작입니다. 8월 3일 콜라보를 발표하자 ANA 공식 X 게시물은 약 500만 조회를 기록했고 감성 분석에서 89%가 긍정이었습니다.
치이카와는 일본에서 시장 규모 100억 엔을 넘긴 캐릭터이고 2026년 7월 개봉한 극장판은 관객 1천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미 JR도카이와 한큐전철 그리고 상선미쓰이 페리와 콜라보한 적이 있어 KAI-YOU는 ANA 콜라보를 두고 "육해공 제패"라고 썼습니다.
밖만 바꾼 게 아니었습니다
10월 18일 하네다 격납고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는 세 캐릭터가 ANA 제복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치이카와는 객실 승무원 하치와레는 부기장 우사기는 기장이었습니다. 콘셉트는 "고난 속에서도 협력하는 캐릭터들"을 한 편의 비행을 지탱하는 수많은 크루에 빗댄 것이었습니다.
기내도 바뀌었습니다. 일반석 헤드레스트 커버는 여덟 캐릭터로 채워졌고 한정 종이컵은 음료를 시키지 않아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비행에서는 승무원이 특별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오늘이 첫 취항입니다. ANA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치이카와들과의 특별한 하늘 여행을." 탑승구에서는 기장이 마이크를 잡고 "치이카와의 세계관을 즐겨 달라"고 인사했고 초편 승객은 탑승증명서를 받았습니다. 팬들은 안전 비디오만은 포켓몬 버전이었다며 웃었습니다.
어디서 만날지 모르게 했습니다
이 캠페인의 가장 영리한 결정은 노선을 고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네다에서 삿포로와 이타미와 마쓰야마와 히로시마와 후쿠오카와 나가사키와 나하로 날다가 10월 25일 동계 스케줄부터는 하코다테와 구마모토와 가고시마와 이시가키까지 열아홉 개 노선 후보로 넓어집니다. 어느 노선에 뜨는지는 당일 정해집니다. 팬들은 Flightradar24에서 JA609A를 추적하며 공항 전망데크에 모입니다. 비행기 한 대가 전국 공항을 돌며 매일 다른 도시에 노출되는 겁니다.
도장이 아니라 특수 데칼 시트를 쓴 것도 눈여겨볼 점입니다. 버스 래핑처럼 떼고 바꿀 수 있는 방식이라 ANA는 이 기체를 '특별 도장기'가 아니라 '특별 디자인기'라고 부릅니다.
공항이 매장이 됐습니다
하네다 제2터미널 지하 1층의 ANA FESTA 기프트숍은 10월 23일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치이카와 전용숍이 됩니다. 첫 사흘은 사전 예약제였습니다. 마스코트 인형과 아크릴 키홀더와 기내 종이컵 디자인의 도자기 머그 세트가 나오고 머그 세트는 기내 선행 판매 한정입니다. 앱에 등록하면 아크릴 스탠드를 추첨하고 이듬해 봄에는 국내선 탑승객 중에서 패스포트 케이스를 추첨하는 2단계 캠페인도 붙었습니다. 노출을 실제 탑승으로 잇는 구조입니다.
인사이트 찾아보기
- 기체는 움직이는 옥외광고다 – 공항 전망데크와 활주로와 착륙 사진은 매체비 없는 노출입니다. 노선을 고정하지 않는 운영이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른다'는 게임을 만들어 노출을 증폭했습니다.
- 래핑과 내부 접점을 한 패키지로 – 외부 데칼에 헤드레스트와 종이컵과 안내방송을 더하는 방식은 버스와 지하철 래핑 광고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바깥에서 보는 광고와 안에서 겪는 광고를 한 번에 설계하는 겁니다.
- 공항 자체가 옥외 공간이 됐다 – 격납고 공개 행사와 게이트 포토부스와 5개월짜리 전용숍이 공항 광고와 체험과 굿즈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 교체 가능한 매체가 반복을 만든다 – 데칼은 떼면 다음 콜라보가 가능합니다. ANA가 30년 가까이 캐릭터 제트를 이어 올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생각해볼 점
- 이동하는 매체 위에 캐릭터를 올리면 어떤 팬 경험이 생길까?
- 캐릭터 협업에서 팬이 직접 찾아가고 싶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 IP 사용 조건과 일정을 어떻게 미리 조율할까?
참고 자료
- ANA 그룹 프레스릴리스 · ANA×ちいかわ タイアップ開始
- Aviation Wire · 【動画】ANA「ちいかわジェット」お披露目
- KAI-YOU · ANA「ちいかわジェット」が運航開始 陸海空を制覇する最強キャラコンテンツ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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