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7일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첫해 이용자는 6만에서 7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난 2025년 12월 월간 이용자는 1천51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그 10년을 기념하는 캠페인의 이름은 광고 카피라기보다 댓글창에서 건져 올린 말에 가깝습니다. '미쳤넷!'
칭찬을 슬로건으로 삼았습니다
넷플릭스는 공식 문구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한국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 '미쳤네'를 10년째 보내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요. '미쳤네'와 '넷플릭스'를 합친 '미쳤넷'은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시청자가 이미 하고 있던 말입니다. 부제는 "10년이 흘러도 불변하는 재미"였습니다.
9월 22일 공개된 브랜드 필름은 개그우먼 이은지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지루한 걸 못 견디고 1분 1초 도파민을 좇다 한 번 꽂히면 끝까지 과몰입하는 한국인." 그리고 10년간 넷플릭스를 대표한 작품의 주역들이 차례로 "미쳤넷!"을 외치고 실제 시청자 반응 영상이 교차 편집됩니다. 광고가 시청자를 주인공으로 세운 구조입니다.
십장생도 위에 영희와 나화진이 섰습니다
함께 공개된 '십(10)장생' 포스터는 전통 십장생도의 화풍으로 그렸습니다. 중앙에는 '오징어 게임'의 영희와 '참교육'의 나화진이 마주 보고 그 주위를 핑크가드와 '흑백요리사'와 '킹덤'과 '폭싹 속았수다'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피지컬: 100'이 둘러쌉니다. 장수를 기원하는 열 가지 상징을 10주년 작품 열 편으로 바꾼 겁니다. 로고는 한복에서 영감을 받은 '한복 스트림'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거리에는 풍악대가 나타났습니다
이 캠페인의 오프라인은 고정 매체보다 움직이는 쪽을 택했습니다. 9월 5일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작품 캐릭터들이 등장했고 '이 사랑 통역 되나요?' OST에 맞춘 불꽃이 올랐습니다. 10월 7일에는 광화문과 홍대에 '넷플 풍악대'가 게릴라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예고문부터 사극 말투였습니다. "넷플릭스 팬들에게 아뢰오! 넷플 풍악대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이오~ 얼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KNN 사옥 1층에 '넷플릭스 사랑방'을 열었고 10월 10일 영화의전당 앞에서는 영희와 루미 분장을 한 풍악대가 '오징어 게임' 음악과 '골든'과 '소다팝'을 국악으로 연주했습니다. 마무리 구호는 "10주년이로세!"였습니다. 70여 명이 즉석에서 모였고 외국인 관광객이 상모돌리기에 환호했습니다. 인증 마그넷 1천 개는 전량 소진됐습니다.
10월 24일과 25일에는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미쳤넷! 넷플잔치'가 열립니다. 무료 티켓은 1차와 2차 모두 매진됐습니다.
10년의 숫자
- 2021년 6월 글로벌 TOP 10 집계 이후 한국 작품 210편 이상 진입
- '오징어 게임' 32주 연속 TOP 10 · 한국 최초 에미상
-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영화
- 글로벌 유료 회원 3억 명 이상 중 60% 이상이 한국 작품을 시청
- 2023년 발표한 4년간 25억 달러 투자 약속의 마지막 해가 2026년
인사이트 찾아보기
- 슬로건을 만들지 않고 줍는다 – '미쳤넷'은 시청자의 언어입니다.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거리에 거는 것보다 사람들이 이미 하는 말을 크게 거는 쪽이 공감을 삽니다.
- 전통 코드로 K콘텐츠를 시각화했다 – 십장생도와 한복과 풍악대와 사극 말투는 넷플릭스가 한국 브랜드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글로벌 브랜드가 로컬에서 옥외와 앰비언트를 쓸 때 참고할 문법입니다.
- 고정 매체보다 '찍어 올리게 만드는 현장'에 무게를 뒀다 – 풍악대와 불꽃축제와 사랑방은 모두 행인이 스마트폰을 꺼내게 만드는 설계였습니다. 거리의 이벤트가 곧 SNS 콘텐츠가 됐습니다.
- 버스와 지하철 같은 전통 옥외 집행은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 넷플릭스는 평소 대형 전광판을 적극 쓰는 브랜드지만 이번 10주년은 체험형 접점에 집중했다는 점이 오히려 눈에 띕니다.
생각해볼 점
- 소비자가 이미 쓰는 말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 같은 문구를 거리와 온라인에서 어떻게 다르게 보여 줄까?
- 기념 캠페인에서 팬이 참여할 자리는 어디에 마련할까?
참고 자료
- about.netflix.com · 넷플릭스 코리아: 한국과 함께 쓴 10년의 스토리텔링
- 부산일보 · "10주년이로세"… 더욱 풍성한 BIFF 만든 넷플릭스 축제
- SBS · 넷플릭스 앱 지난달 1500만 명 사용…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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